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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 인간과 땅의 이야기 ( Yes24 - ID : luck0602 )

 

내용 :


‘도시풍수’라는 제목이 끄는 묘한 호기심을 갖고서 책을 읽어 나갔다.  땅과 산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풍수는 넓고, 트인 대지가 그 대상이라 생각하여왔던 터라, ‘도시’와 ‘풍수’의 결합은 나의 관심을 충분히 끌었다.  제목페이지를 넘기자 속제목표지가 나왔고, 다시 한 페이지 넘기니, ‘만약 땅을 진정으로 갖고 싶다면 우선 땅과 진정한 우정을 나누어보라.’는 두 줄로 된 한 면이 나타났다.  땅과의 우정이라, 분명 경제논리가 아닌 사회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한 책이겠구나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잔뜩 기대를 안고서 차례를 보았다.  제1부- 명당을 찾지 않고 만들다.  제2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명당이다.  제3부- 풍수단상.  지은이는 분명 도시에 살고 있는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자신의 거주지역을 명당이라 생각하고 잘 꾸며나가야 함을 주장하겠다는 예비생각을 갖고서 읽어나갔다.




땅을 고정시킨 채 인간중심으로 왈가불가하여 만들어낸 풍수는 진정한 풍수가 아니며, 교감과 생명존중심을 가지고 사람 대하듯 땅에게 정을 주면서 우리나 매한가지의 생명체로 여겨야만이 진정 풍수이며, 이러한 풍수가 전래되어온 것이 자생풍수라는 작가의 주장을 곳곳에서 엿볼 수가 있었다.  짧은 에세이식의 전개방식으로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는 글들은 페이지가 넘어감에 따라 숙연한 마음과 인간적인 냄새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일반적인 자연친화라든가 생태계보호차원의 교훈적인 면만을 기대한다면 이 책이 갖는 장점과 이 책이 주는 감동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지은이는 ‘어머니인 땅이라고 했을 때 마냥 인자하기만’(p.85)한 분은 아니라고 하면서 ‘우리가 땅에서 그 이상의 무엇을 더 바란다는 것은 마치 중환자실에 누워 계신 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파렴치한’(p.85)행동이라고 한다.  3부에서는 필자의 풍수와(그리고 풍수외의 것과) 관련된 여러 단상을 실었다.  한편한편이 너무도 재미있어 최창조선생님이 자신은 인문학에 문외한이라 하셨지만, 글쓰시는 솜씨가 너무 구수하시고 재미있어 글을 쓰면서 업을 하시는 여타 전문작가분들이 바짝 긴장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간혹, 경제논리에 입각한 사고방식을 비판하는 글은 ‘아하, 생각은 이렇게 하는구나’라는 깨닫음을 안겨 주었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다니, 이건 속된 말로 도둑놈 심보가 아닌가?  공들인 만큼 거둔다는 생각을 해야 인간적인 게 아닌가?’(p.359)라는 대목에서 ‘옳거니’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산림경제‘ 섭생 편에는 병을 물리치는 열 가지 방법이 나온다.  늘 나보다 못한 자를 생각하며 스스로 너그러운 마음을 갖도록 노력 하라거나, 조물주가 본래 우리의 생활을 수고롭게 하였는데, 병을 만나 조금 한가롭게 되었으니, 도리어 다행스럽게 생각하라는 것 들이다.  그 중에 “번뇌가 앞에 나타나면 죽음과 이를 비교하라.”는 충고도 있다’ (p.341)  이 책을 계기로 ‘산림경제’라는 책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인간의 눈높이에서 독자를 바라보는 작가의 글은 읽으면 읽을수록 구수한 이웃집 아제나 형님의 향기가 난다.  한 번 읽고 책꽂이에 꽂아둘 책이 아니라 늘 곁에 두고 한 편 한 편씩 읽으면서 음미해야 할 책이다.  최창조선생님을 만난 인연이 너무 고맙고, 앞으로 동시대인으로서 많은 가르침과 교감을 나눴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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