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공지
2007.04.05 09:24

[55] 올 댓 와인(조정용)

조회 수 2526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익숙한 동네를 떠나 오지에서 생활한지 벌써 5개월째...

여관방 생활과 민박집 생활을 무려 4개월 동안이나 전전하다가 불과 1달 전부터 기숙사란 곳에 입주하였다. 처음 시작이 당연히 그럴거란 기대에 한치 어긋남 없이 9평짜리 빈방에 덜렁 이부자리만 펴놓고 지내다가...
하루는 매트리스와 TV가 들여왔고...
또 어느날은 구색을 갖춘 침대가 만들어졌고...
드뎌 오늘 더이상은 방바닥에 엎드려서 책을 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지 않아도 되게끔 책상이 들여와졌다. 신혼 살림도 아니건만 기숙사 살림살이가 하나씩 장만되는 감격에 목이 메는 이밤...드뎌 간만에 독후감을 올리게 되었다.

와인...
매일 아침부터 초저녁까지 노동을 마치고 혼자만의 공간으로 돌아올때면 나를 기다려주고 반겨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강아지가 될수도 있을테고...어둠의 세계에서 퍼 날라온 시리즈물 미국 드라마가 될수도 있을테고...못다한 공부의 세계가 있을 것이다. 내게는 와인이 그런 존재로 다가왔다. 혼자만의 시간에 벗이 되어 주었고 역사가 오래된 존재이다보니 공부할만한 정보의 량이 상당하였고 무엇보다도 특별한 국경을 뛰어넘어 전 세계에 그 존재가 뿌리내린 실로 코스모폴리탄적인 존재...

와인은 구두와 비슷하다.
와인을 마시면 구두를 신은 것처럼 어디든 갈 수 있다.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미지의 세계로 가게 된다.
프랑스 와인은 프랑스로, 이탈리아 와인은 이탈리아로, 호주 와인은 호주로 우리를 안내한다.
자유로운 무언가를 찾아 헤매던 내가 와인에 빠진 것도 이런 모습에 매혹된 것이 아닐까. - 프롤로그 중에서



신의 물방울이란 일본 만화가 일본에 와인 애호가 양산의 기폭제가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 만화만 잘 눈여겨 읽어보아도 와인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얻을 수가 있다. 즉 그 만화책만 잘 보았어도 이마트나 홈플러스와 같은 대행 할인마트 와인 코너에 있는 와인들의 라벨(Label)을 읽을 수 있으며, 그 라벨을 보기도 전에 병의 모양만 보구서도 음 이 와인은 보르도꺼구나..아니면 부르고뉴꺼구나 하는 식의 손쉬운 아는체를 하기엔 충분하다. 하지만 스토리 중심으로 와인에 대한 정보가 거론되다 보니 별도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과 함께 체계적인 와인에 대한 지식이 얻고 싶었고 그래서 찾아보게 된 단행본 중 몇 권을 들추어 보았고 그 중 하나가 "올 댓 와인" 이다.

이 책의 느낌은 너무나도 다양하고 쉽지 않은 와인의 세계를 품격있게 그리고 국내 최고의 와인 경매사 답게 자신이 직접 경험하며 배운 와인의 지식을 나와같은 와인 초보자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제대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생활에 대해 길을 잡아주는 그런 책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각 챕터 중간에 준비된 부록들이 무척 유용하다.

와인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새삼 깨닫게 된 사실은 우리 주변에는 이미 와인관련 문화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예를들면, 내 옆에서 날씬한 몸매로 열심히 드라마를 보여주는 모 전자회사의 "보르도" TV도 역시 누구나 잘 알고 있는 프랑스의 최대 포도주 산지명이고 귀에 익숙한 나폴레옹 "코냑"도 "샴페인"도 모두 포도주의 일종이며, 옷 광고에 실리는 "빈티지" 풍의 빈티지는 포도주가 생산된 년도를 나타내는 용어로써 패션에서는 마치 포도주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는 옷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테고..11월말쯤이면 시내 백화점에서 연중 이벤트로 "보졸레 누보" 출시를 외치는데 이 보졸레 누보가 프랑스의 보졸레 지방의 햇와인으로 오래 묵히지 않고 가급적 빨리 마시는 와인을 말하는 것 등등...

작년 11월말쯤에 잠깐 다녀왔던 프랑스 출장에서 보았던 와인에 대한 기억은 ...점심 식사 시간에 그곳 업체 직원들의 식탁위에는 항상 와인병과 잔이 있었고 그들이 식사 시간동안 마신 양이 내 경우라면 충분히 취해서 오후 근무가 불가능할 정도의 양이라는 것이었다. 그때 받았던 문화적 충격 솔직히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마도 직장내 음주를 빌미삼아 충분히 징계감이었을 현장이었기에 말이다. 지금 조금은 공부를 해본 시점에서 그들의 모습이 어쩌면 그들 문화에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왜냐면 와인을 분류할때 음식과 함께 마시는 테이블 와인이란 것도 있고 에피타이져 형태로 마시는 와인도 있고 후식삼아 마시는 디저트 와인도 있을만큼 그들의 식사에서 와인은 당연한 종목이었던 것이다.

와인의 이상한 매력중 하나가 반드시 주변인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충동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얼마전 매스컴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국내 와인 값이 비싼건 사실이다. 우리처럼 와인 수입국인 일본의 경우에도 우리보다는 싸게 판다고 한다. 같은 색깔의 레드 와인일지라도 산지마다 와이너리(포도밭)마다 빈티지마다 포도 품종마다 다 다른 맛을 보이는 와인을 다양하게 맛보며 알아가기 위해서는 비싼 와인값은 분명 부담이 되리라. 그렇다고 어쩌다 한번씩 행사로 진행되는 와인 무료 시음회를 쫒아 다닐수도 없을테이고.. 와인이란 존재가 부담없이 주변의 외로운 이들과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그런 매개체가 되었음 하는 바램이다.
  • ?
    이상수 2007.04.05 09:24
    하하하 와인의 추억.

    와인에 대한 추억이 있습니다.

    동네 편의점에서 와인 한병을 만원 넘게 주고 샀습니다. 하루에 한잔씩 마시면 심장병에 좋다는 것인지 심장에 좋다는 것인지 하여간 그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잔씩 마셔보기로 하여 산 것입니다. 그전에는 와인을 마셔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와인에 대한 경험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날 친구가 햄, 참치 등 이것 저것 넣고 김치찌게를 끓였습니다.

    와인 한병을 소주처럼 다 마셔버렸습니다...
  • ?
    서윤경 2007.04.05 09:24
    하하...김치찌개와 와인이라...바로 그 와인이 테이블 와인이 되겠군요...하지만 웬지 소립님은 걸쭉한 막걸리 쪽이 더 어울릴것 같은 느낌이 왜 일까나요...^^ 이 기회를 빌어 인사 전합니다. 클럽 홈페이지 만드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럼 또...
  • ?
    조동환 2007.04.05 09:24
    오랜만에 글로 나마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예전에 추천해 주셨던 알래스카 바람같은 이야기를 최근에서야 다 읽었습니다.
    정말 가보고 싶어지더군...

  1. ‘에델만’이라는 산을 오르며...

    Date2007.04.27 Category공지 By엄준호 Views2725
    Read More
  2. FAB -닐 거센펠드

    Date2007.04.26 Category공지 By양경화 Views2342
    Read More
  3. [22] 에릭 뉴트. '미래 속으로'

    Date2007.04.25 Category공지 By이동훤 Views2337
    Read More
  4. 역사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

    Date2007.04.20 Category공지 By정현경 Views2588
    Read More
  5. [21] 짐 콜린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Date2007.04.17 Category공지 By이동훤 Views2392
    Read More
  6. 도시풍수 (조선일보 4.14일자 발췌)

    Date2007.04.15 Category공지 By최윤배 Views2275
    Read More
  7. 10대들의 뇌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 바버라 스트로치

    Date2007.04.15 Category공지 By양경화 Views2719
    Read More
  8. '도시 풍수'를 읽고

    Date2007.04.14 Category공지 By강민균 Views2884
    Read More
  9. 최창조님의 '도시풍수'를 읽고

    Date2007.04.13 Category공지 By노승엽 Views2390
    Read More
  10. 탐독(221) -이정우- (AGORA)

    Date2007.04.12 Category공지 By이재우 Views3201
    Read More
  11. 도시 풍수를 읽고

    Date2007.04.12 Category공지 By이병설 Views2284
    Read More
  12. 도시 풍수 - 최창조

    Date2007.04.11 Category공지 By양경화 Views2478
    Read More
  13. 도시풍수...after

    Date2007.04.11 Category공지 By최윤배 Views2105
    Read More
  14. 붓다의 가름침과 팔정도를 읽고

    Date2007.04.10 Category공지 By박혜영 Views2368
    Read More
  15. 도시풍수 - 10

    Date2007.04.10 Category공지 By정영옥 Views2181
    Read More
  16. 도시풍수(220) -최창조- (판미동)

    Date2007.04.10 Category공지 By이재우 Views2335
    Read More
  17. [20] 제레미 리프킨, '바이오테크 시대'

    Date2007.04.09 Category공지 By이동훤 Views2217
    Read More
  18. 도시풍수

    Date2007.04.09 Category공지 By조동환 Views2170
    Read More
  19. [55] 올 댓 와인(조정용)

    Date2007.04.05 Category공지 By서윤경 Views2526
    Read More
  20. 뜻으로 본 한국역사(2??) -함석헌- (한길사)

    Date2007.04.01 Category공지 By이재우 Views234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