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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0 09:00

나비와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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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고미숙



2007년 2월 어느 날 고미숙의 강의를 들었다.

고미숙 이라는 작가도 처음이려니와 그가 쓴 ‘나비와 전사’라는 책 또한 지극히 우연하게 읽기를 시작한 책이다.

책읽기 모임에 참석하고 주제로 선정된 책을 사서 읽어보는 절차는 지금까지 내가 해오던 책을 만나는 방식의 틀을 완벽하게 뒤바꾸어 놓은 일대의 사건이었다. 독서의 ‘편식’이라는 치명적인 식습관을 탈피하는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이 책의 주제는 나의 전공, 업무, 관심분야와는 완벽하게 거리가 있는 고전평론가의 작품이 아닌가! 그 당혹감이라니!



고미숙 박사는 담론형식을 빌어서 ‘문제가 있는 근대’의 새로운 접근을 고전에서 찾아내는 연구를 이 책을 통해서 제시하고 있다.

그는 말하길 ‘우리는 모두 시공간, 앎, 연애등 많은 분야에 대해서 모더니티의 표상이 정해져 있는데, 그 모더니티의 표상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직해 왔다’고 말한다.

그런 근대성에 문제가 있으며 탈 근대화를 위해서는 결국 ‘고전’의 연구를 통해서 그 해결책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간단한 모더니티의 문제점을 예시로 들면, 자신을 기쁘게 하고 구원하는 것이 진정한 공부 인데 많은 부분 그렇지 못하며, 특히 자본과 기술이 발달한다는 것은 결국 나와 사회의 연결이 단절됨을 의미하며 다른 가치들을 완전히 배재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한다.

모더니티는 그 표상체계로 사람들을 길들이고 모든 사람들의 일상을 장악하고 있다고 역설한다.



몇 가지의 주제로 접근하는 근대성의 문제점은 많은 부분 공감대가 형성된다.



‘기차라는 문명의 산출물은 세계를 균질화 시키는 공간의 재배치를 가져온 근대성의 상징물이다. 모든 것을 평면으로 만드는 일직선상의 그 무엇. 그것이 근대화의 표상이다.

이러한 속도에 대한 신앙체계를(속도를 신앙에 비유한다) 전복해야 하며 속도와 빠르기는 ‘엇박자‘의 변칙적 리듬 즉 느림의 새로운 코드를 사유해야 한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의 최근저서인 부의 미래에서는 ‘속도’를 미래의 혁명적 부를 가져오는 심층기반 요소 중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반성하고 있는 ‘근대로의 속도’의 의미와의 논란은 두 가지 주제가 모두 매력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각각 별도의 주제로 남겨놓고 싶다.



이어지는 주제는 ‘인간, 만물의 영장이 되다’라는 장에서는 기독교의 이야기를 기독교와 민족주의의 밀착관계를 중심으로 근대적 기독교를 다룬다.

연애의 문제를 다루는 ‘성적 판타지, 그 홈 파인 공간‘에서는 성의 모더니티를 제시한다. 질문하기를 ‘왜 포르노가 주는 쾌락은 삶의 능동성과 정반대의 백터를 지니는 것일까?’

근대를 통과하면서 일부일처제의 편견과 순결, 수동적 여인상등이 자리를 잡아가고 그 표상으로 우리는 과거를 보게 되었다. 마치 주몽의 드라마가 현실의 정치적인 문제를 그대로 다루는 현실사극으로 왜곡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변강쇠와 옹녀의 러브스토리, 왜곡되어버린 춘향이, 모든 근대의 연애방정식은 근대문화이후의 핵심코드로 사랑(섹스)로 귀결되어졌다.

이러한 문제는 어떻한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할까.

‘사랑이란 삶의 모든 과정을 멈추게 하고 결국에는 죽음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사랑들과 함께 가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관계 속으로 진입하는 과정 이다’ 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재미있게도 대장금 장금이의 사랑법을 제시하고 있다.)



작가에게 있어 근대성은 탈피해야할 과제이다.

그 근대성은 근대아닌 다른 가치들을 완전히 배제시키기 때문이다.

의학부분에서도 다르지 않다. 병리학적 표상 체계가 우리의 몸을 지배하고 있고, 허준의 연구를 통하여 우리 ‘몸’의 전통적 인간주의적이고 우주적인 해석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작가의 해석을 적용시키자면 어느 순간 어느 구석하나도 우리 삶의 근태성을 탈피할 수 가 없다. 그 근대성이 가져온 엄청난 변화의 양과 질을 평가하기 전에 이쯤에서 한번쯤 우리의 시각을 반성을 해야 하지 않는가의 의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는 문명은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차단하고 있으며 신체리듬 자체를 반 자연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인터넷은 근대공간을 해체하고 새로운 시공간을 만들고 있는 새로운 매체임을 언급하였다.

그 스피드 있는 우리의 근대화 과정은 서양의 학자들에게는 경이로운 연구대상 이며 우수사례로만 평가받았으며, 그 내용을 그대로 답습해오던 나의 시각에 새로운 렌즈를 선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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