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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7 09:00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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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관련 책이면 어디나 다 언급되는 그 유명한 책을 이제야 읽었다. 화려하지도 선동적이도 않았지만, 일생동안 펜으로 환경운동을 하며 살다간 그녀의 삶이 겹쳐지며 벅찬 감동을 주었다. 나중에 다른 곳에서 보니, 카슨은 문장하나하나를 소리내어 읽으며 가다듬고, 맘에 차지않으면 결코 넘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이 책에서 살충제의 위험을 경고했는데, 핵에 대해서는 누구나 경각심을 가지고 있지만 살충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했다. 살충제는 현대생활의 편리한 용품 정도로 취급되며, 수퍼마켙 선반에서 간단히 살 수 있고 웬만한 집의 부엌이나 욕실에, 경고표시 없이 아무렇게나 놓여있고 또 누구나 아무렇게나 사용한다.



종의 기원을 비롯, 요즘 보는 생물학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도 느끼는 거지만, 진정한 감동은 확실히 글솜씨에 있는게 아니다. 이 책의 내용이야 익히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큰 감동을 받은 이유는 너무도 풍부한 사례와 함께 저자의 간절한 열정이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살충제를 한 번 공중살포 한 후에 새들이 많이 죽었다 해서 어, 이건 뭔가 잘못된 것 같아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한 두 번 정부에 항의하는 걸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몇(십) 년 동안 그와 관련된 모든 사례를 수집하고 그걸 분석해서 일반화하고 그걸 모든 이들에게 알리고 정부에 항의하고 조직을 만들고 태도와 가치의 전환을 촉구하는 것까지 나아간 것, 이것이 카슨이 한 일이다.



책을 보면, 정부라는 것의 정체성이 무엇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런 경고조치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살충제를 살포하는 이유나 근거는, 과학적으로는 없다! 뭔가 박멸대상을 하나 선정하고, 그것의 위험성을 과장, 아니 정확히는 날조해서 유포하고, 그리곤 대대적으로 뿌려대는 것이다. 카슨이 보기에, 유일한 이유는 살충제 상인들의 로비 때문이다. 역시 그들의 돈으로 연구를 하는 대학교수들도 감히 반대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카슨의 대안은 무엇인가? 모기 좀 물리고 사는것, 그리고 그게 어렵다면, 특정한 해충에게만 작용하는 생물학적 방법(천적이나 불임수술)을 쓰는 것이다. 진화생물학에서도, 특정 종의 완전 박멸은 있을 수 없다고 한다. 우리보다 생식주기가 짧고 개체수가 많기 때문에, 그들은 변이(내성을 기르는것)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생물학적 방법도 물론 완전히 성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해충은 그것 역시 극복하고 변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서의 차선책은 될 것이다. 궁극적 대안은? 철학(윤리)을 바꾸는 것이다. 많은 것, 편리한 것, 경제적인 게 최선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거다. 그건 금욕적인 요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내가 하려고 했던 환경교육 교재를 만드는 것-, 이 책을 보고나니 회의가 든다. 교재가 무슨 필요가 있으랴, 이렇게 감동적인 책 한권을 읽히는게 훨씬 나을것 같다. 생물학과 관련된 좋은 책을을 수업시간에 정독한다면, 환경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생태적 감수성’이 가장 효과적으로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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