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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08 09:00

냉정과 열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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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사이… 나의 삶의 방향을 일깨워 주는 제목이 우선 눈에 들어 왔다. 완전한 자유로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갖고 있는 우리네 인간이라 할 지라도, 눈에 확 뜨이는 실선이 아닌, 보일 듯 말 듯한 점선으로 된 구속의 틀을 필요로 할 때가 있다. 이성과 감성의 특별한 조화 속에서 극과 극으로 흐르지 않는 절제된 삶. 이런 틀이 가져다 주는 약간의 메마름을 동반한 아름다움을 나의 삶 속에 가득 채우고 싶다. 지나침이나 모자람 없이 그 적당함을 유지하며 앞으로 조금씩 나아갈 수 있을 때, 역행하지 않는 자연의 이치를 순응하는 삶을 이룰 수 있으리라.



두 명의 일본인 작가의 릴레이식 소설이다. 두 주인공이 각기 화자가 되어 같은 상황을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본 기법을 썼다. 두 권의 책을 읽으며, 같은 상황이 생각에 따라 다른 전개! 를 펼쳐 나갈 수 있음이 독특함으로 느껴졌다. 여느 일본 소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일본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우리네 정서와 많이 다른 구석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 소설은 그런 특정 주의에 대한 얘기라기보다는 보편적인 인간의 감성을 소재로 담은 글이다. 배경도 일본보다는 이탈리아 밀라노와 피렌체를 중심으로 그려 지기 때문에,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그림으로 비유하자면 진한 느낌의 유화보다는 수채화 같은 맑고 투명한 글이다. 인간 본성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결국, 과거를 복원시키지 못하고,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냉정과 열정 사이에 머물며 서로의 또 다른 길을 준비 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만약, 두 주인공들이 냉정과 열정의 사이가 아닌 그 옆자락에 비껴 서 있었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다 주었을까 ? 물론, 감정의 화합이든, 그 화합의 끝에서 분리되어짐이든 확연한 결론을 지을 수는 있겠지만, 어떤 여운의 기미를 가져다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인생길이 서로 합체가 되는 지점을 눈으로 보면서도, 뜻하지 않은 약간의 방향 전환을 통해 평행선으로 ! 귀결 지어짐이 많으리라.



마음으로의 아쉬움을 접으며 홀로이 터벅 터벅 걸어가는 또 다른 방향으로의 전환은 뿌옇게 가려져 있지만 희미하게 보여지는 새로움을 나타낸다. 그 새로움이 어떤 의미로 마무리가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물흐르듯 펼쳐지는 인생의 곳곳에 포진해 있는 격정과 안타까움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중간적인 마음의 힘을 얻어야 하지 않을까?



2001년 4월 책이 커플로 이뤄진 것을 보고, 냉큼 집어 들었던 책.. 아마도, 두권이라 외롭지 않아 보였을까.. 아마도 무단히 흔들리던 감정의 흐름을 조금이나마 멈추게 하고 싶던 그 시절.. 이 책의 제목만으로도 흥분했었는데.. 세월이 지난 지금.. 과연 냉정과 열정 사이에 있는지, 아니면 그 언저리를 아직도 맴돌고 있는 건지.. 같은 고민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함이 한스럽다.



인상깊은 구절: 미래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아 늘 우리를 초조하게 해. 그렇지만 초조해 하면 안돼. 미래는 보이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반드시 찾아오는 거니까.. 고작 사흘로 당연한 일이지만 통속 멜로 드라마처럼 우리는 8년의 공백을 복원시킬 수 없었다. 두 사람은 같은 그림을 바라보면서도 제각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을 따름이다. 어느 쪽에도 그림을 복? 鞭쳔?만한 열정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리움만 간직한 냉정한 동창회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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