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공지
2004.02.08 09:00

"운수 좋은 날"

조회 수 191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운수 좋은 날.....



아내가 중태에 빠져도 약값은커녕 끼니조차 이어갈 수 없는 가난한 인력거꾼인 김 첨지에게 뜻밖의 행운이 찾아온다. 겨울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데, 손님이 잇달아 걸려들었다. 모처럼 아내가 그렇게 먹고 싶어하던 설렁탕도 사주고, 세 살배기 젖먹이에게 앓아온 아내가 오늘만은 나가지 말라던 말이 문득 마음에 걸린다.

돌아오는 길에 선술집에서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다 돈에 대한 울분과, 위독한 아내에 대한 불길한 예감들이 뒤섞여 곤드레만드레 가된다. 그러면서도 돌아오는 길에 설렁탕만은 잊지 않고 사들고, 집으로 들어섰더니, 아내의 쿨럭쿨럭대는 기침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 사이에 아내는 죽어 있고, 젖먹이는 빈 젖꼭지만 빨고 있었다. 김 첨지는 넋을 잃고, 미친 듯이 제 얼굴을 죽은 이의 얼굴에 한데 비벼 대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설렁탕을 사다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1920년대의 하층 노동자의 생활상을 날카로운 관찰로 생생하게 그려놓은 대표작이다.

지은이가 흔히 쓰는 수법대로 기쁨과 슬픔, 행운과 불행을 엇갈리게 병치하면서 극적 효과를 살리고 있다. 그리고 대화에서뿐만 아니라 바탕글에서까지 거칠고 속된 말투를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밑바닥 인생의 단면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빈틈없는 짜임새와 비교적 정확한 문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그의 사실주의적인 솜씨를 엿보게 한다.

막되고 거칠면서도 투박한 인정미가 넘친 주인공의 모습이 선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8 공지 홍보스캔들(051225) 최병관 2005.12.25 4378
1137 공지 안철수 자서전 "영혼이 있는 승부"를 읽고...... 송윤호 2003.06.25 4298
1136 공지 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Googler의 편지 4 승건 2008.05.11 4151
1135 공지 '우주의 구조'를 읽고 4 엄준호 2007.05.02 4037
1134 공지 "생각의 탄생" 독후감 4 김미희 2007.11.14 4004
1133 공지 기적의 두뇌 2 전동주 2008.10.29 3968
1132 공지 <경영학의 진리체계> 윤석철 지음, 경문사 펴냄 1 현영석 2002.12.30 3901
1131 공지 "뇌와 내부세계"를 읽고 1 엄준호 2007.09.27 3882
1130 공지 '스피노자의 뇌'를 읽고 2 엄준호 2007.07.24 3809
1129 공지 몰입의 즐거움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2 정현경 2007.05.31 3804
1128 공지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포리스 카터 윤석련 2003.06.25 3801
1127 공지 제인 구달의 <희망의 밥상>을 읽고 김춘호 2007.02.13 3749
1126 공지 '불편한 진실'을 읽고 2 엄준호 2007.08.05 3743
1125 공지 탐독-이정우 2 장현도 2008.05.21 3734
1124 공지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임성빈 2005.10.27 3717
1123 공지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장현도 2008.05.02 3712
1122 공지 괴짜 경제학 1 김미순 2008.01.11 3702
1121 공지 [59] 자오선 여행 (쳇 레이모) 3 서윤경 2008.12.21 3678
1120 공지 개밥바라기 별 박경희 2008.11.13 3652
1119 공지 부여족의 이동과 기원 고깔모자를 쓴 단군 이병록 2007.01.01 362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