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백북스 모임 안내

문학예술
2007.05.13 00:17

말랑말랑한 힘

조회 수 524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Extra Form
회차 118
저자 함민복
출판사 문학세계사
발표자 함민복
일자 2007-05-22
장소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 저자 및 역자 소개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에서 태어났다.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4년간 근무하다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2학년 때인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0년 첫 시집 『우울氏의 一日』을 펴냈다. 그의 시집 『우울氏의 一日』에서는 의사소통 부재의 현실에서 <잡념> 의 밀폐된 공간 속에 은거하고 있는 현대인의 소외된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1993년 발표한 『자본주의의 약속』에서는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 소외되어 가는 개인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이야기 하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고 있다.


서울 달동네와 친구 방을 전전하며 떠돌다 96년, 우연히 놀러 왔던 마니산이 너무 좋아 보증금 없이 월세 10 만원 짜리 폐가를 빌려 둥지를 틀었다는 그는 "방 두 개에 거실도 있고 텃밭도 있으니 나는 중산층"이라고 말한다. 그는 없는 게 많다. 돈도 없고, 집도 없고,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다. 그런데도 그에게서 느껴지는 여유와 편안함이 있다. 한 기자가"가난에 대해 열등감을 느낀 적은 없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부스스한 머리칼에 구부정한 어깨를 가진 그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가난하다는 게 결국은 부족하다는 거고, 부족하다는 건 뭔가 원한다는 건데, 난 사실 원하는 게 별로 없어요. 혼자 사니까 별 필요한 것도 없고. 이 집도 언제 비워줘야 할지 모르지만 빈집이 수두룩한데 뭐. 자본주의적 삶이란 돈만큼 확장된다는 것을 처절하게 체험했지만 굳이, 확장 안 시켜도 된다고 생각해요. 늘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해요."(동아일보 허문명 기자 기사 인용)


2005년 자본과 욕망의 시대에 저만치 동떨어져 살아가는 함민복 시인이 10년 만에 네번째 시집 『말랑말랑한 힘』을 출간하였다. 그와 동시에 이 작품으로 제24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번 시집은 그의 강화도 생활의 온전한 시적 보고서인 셈이다. 함민복 시인은 이제 강화도 동막리 사람들과 한통속이다. 강화도 사람이 되어 지내는 동안 함민복의 시는 욕망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강화도 개펄의 힘을 전해준다. 하지만 정작 시인은 지금도 조용히 마음의 길을 닦고 있다.


 

- 약력

 




△ 1962년 충북 충주 출생

△ 1982년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졸업

△ 1986년 월성원자력발전소 퇴사

△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로 등단

△ 1989년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졸업

△ 1990년 첫 시집 ‘우울氏의 一日’

△ 1993년 두번째 시집 ‘자본주의의 약속’,

△ 1996년 세번째 시집  ‘모든 경계 에는 꽃이 핀다’ 등 출간

△ 1998년 문화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수상

△ 2003년 첫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를 펴냄

△ 2005년 네번째 시집 '말랑말랑한 힘' 펴냄

    2005년 제24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말랑말랑한 힘>









 


 



[靑山別曲]<1>시인 함민복











강화도 남쪽 끝 자락에 사는 시인 함민복(41)은 이 자본과 욕망의 시대에 저만치 동떨어져 살아가는 빈자(貧者)다. 버려진 농가를 개조한 자신의 집 ‘서재’ 문턱에 걸터앉은 함민복시인. -김미옥기자
모두가 중심을 향해 나아가려 애쓸때 그는 스스로를 주변부로 자꾸 밀어내고 있다. 돈만큼 확장되는 자본주의적 삶을 거부한 그에겐, 욕망의 시대를 관조하는 貧者의 여유가 넘친다.》

강화도 남쪽 끝자락 인천 강화군 화도면 동막리. 시인 함민복(41)은 이곳 버려진 농가를 개조한 집에 살고 있다. 녹슬고 빛바랜 대문을 여니, 부엌과 세면장을 함께 하는 듯 보이는 수돗가 큰 고무대야에 망둥이가 잔뜩 담겨 있다. 술안주로 얼려 놓았다가 녹이는 중이라 한다.
책상 하나가 유일한 ‘서재’는 온갖 책들이 책꽂이도 없이 벽을 의지한 채 쌓여 있다. 1인용 침대 하나가 달랑 있는 ‘침실’에 들어서니 며칠 내린 비 때문에 방에 물이 샌다며 연방 걸레질을 해댔다.








그의 집은 재활용품 시장 같다. 친구들이 결혼하면서 버린 물건들을 하나 둘씩 받아 온 것이라 한다.
함민복은 가난하다. 아니, 가난에 이골이 난 사람이다.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단지 무료라는 이유로 공고(工高)에 들어갔고 졸업 후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에 입사했지만 기계와의 대면이 너무 힘들어 4년 만에 그만두고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2학년 때인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그는 시집 ‘우울氏의 一日’과 ‘자본주의의 약속’에서 삶의 갈피마다에 스민 가난과 슬픔의 기억들로 서울의 천박성과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이야기하면서도 따뜻함과 서정성을 잃지 않았다. 세 번째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에서는 고단한 삶의 체험을 관대한 즐거움으로 끌어 올렸다.
그의 시는 그대로 그의 삶이다. 서울 달동네와 친구 방을 전전하며 떠돌다 96년, 우연히 놀러 왔던 마니산이 너무 좋아 보증금 없이 월세 10만원짜리 폐가를 빌려 둥지를 틀었다는 그는 “방 두 개에 거실도 있고 텃밭도 있으니 나는 중산층”이라며 어린아이처럼 깔깔거렸다.
그는 없는 게 많다. 돈도 없고, 집도 없고,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다. 그런데도 그에게서 느껴지는 여유와 편안함의 정체는 무엇일까. “가난에 대해 열등감을 느낀 적은 없느냐”고 물었다. 부스스한 머리칼에 구부정한 어깨를 가진 그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가난하다는 게 결국은 부족하다는 거고, 부족하다는 건 뭔가 원한다는 건데, 난 사실 원하는 게 별로 없어요. 혼자 사니까 별 필요한 것도 없고. 이 집도 언제 비워줘야 할지 모르지만 빈집이 수두룩한데 뭐. 자본주의적 삶이란 돈만큼 확장된다는 것을 처절하게 체험했지만 굳이, 확장 안 시켜도 된다고 생각해요. 늘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해요.”


그는 오후 9시면 자고 다음날 오전 2∼3시경에 일어난다. 보통 9시 라디오 뉴스를 들으면서 잠을 청한다. 빨간 양철 지붕을 가진 안채는 쯔진청(紫禁城), 파란 양철 지붕 행랑채는 청와대, 흰 슬레이트를 얹은 화장실은 백악관이라며 자랑했다. 그의 농담은 가난과 삶을 깔보고 위협하는 것들에 대한 조롱이 아니라 ‘관조’로 느껴져 따뜻했다.
새벽에 깨어 책도 뒤적이다 멍하니 날 밝는 것을 보기도 하다 일찍, 아침밥을 해 먹고 바닷가로 산책을 나간다. 일주일에 이틀 인근 도시로 시작(詩作) 강의를 하러 나가는 것 말고는 낚시하고 마을 가고 시 쓰고 손님들 맞고 하는 게 그가 하는 일의 대부분이다.
그는 이 자본과 욕망의 시대에 저만치 동떨어져 살아가는 빈자(貧者)였다. 이 세상 모두가, 중심을 향해 그저 앞으로만 나가고 있는 이때, 변두리 바닷가로 스스로를 자꾸 밀어내듯 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중심(中心)을 부러워하거나 미워하지 않았다. 그것은 한계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삶에 대한 선한 마음을 가진 함민복 특유의 낙관이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자기 혼자 걱정 없이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지, 미안하다고 말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인 줄 뻔히 알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삶의 그물망을 넓혀 나가는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야말로 성자(聖者)라고 말했다.
소설가 김훈은 그를 “가난과 불우가 그의 생애를 마구 짓밟고 지나가도 몸을 다 내주면서 뒤통수를 긁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의 표현대로 함민복은 세상을 버리지 못하는 은자(隱者)이고 숨어서 내다보는 견자(見者)였다. 강화도 남쪽 끝자락에는, 가난하지만 마음은 부자인, 이 시대의 빈자, 함민복이 산다.

  1. No Image

    그 남자의 재즈일기 1,2권

    Date2006.06.26 Category문학예술 By관리자 Reply0 Views4506 회차97 저자황덕호 출판사돋을새김 발표자표현봉 일자2006-07-11 장소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file
    Read More
  2. 그림같은 세상

    Date2008.08.13 Category문학예술 By박문호 Reply2 Views5522 회차148 저자황경신 출판사아트북스 발표자황경신 일자2008-08-26 장소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file
    Read More
  3. 반 룬의 예술사

    Date2016.06.18 Category문학예술 By이근완 Reply1 Views683 회차333 저자헨드릭 빌렘 반 룬 출판사들녘 발표자오병권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관장) 일자2016-06-28 장소대전 백북스홀 (탄방역 박성일한의원 6층) 시간오후 7시 15분 file
    Read More
  4. 획: 글자쓰기에 대해

    Date2018.07.27 Category문학예술 By이정원 Reply0 Views484 회차382 저자헤릿 노르트제이 출판사안그라픽스 발표자유지원 (타이포그래피 연구자) 일자2018-08-28 장소대전 백북스홀 (탄방역 박성일한의원 6층) 시간오후 7시 15분 file
    Read More
  5. 그림이 된 여인

    Date2016.04.28 Category문학예술 By이근완 Reply0 Views1319 회차330 저자허나영(미술평론가) 출판사은행나무 발표자허나영(미술평론가) 일자2016-05-10 장소대전 백북스 홀(박성일 한의원 6층) 시간오후 7시 15분 file
    Read More
  6. 키워드로 읽는 현대 미술

    Date2015.04.20 Category문학예술 By이정원 Reply0 Views1117 회차306 저자허나영 출판사미진사 발표자저자 허나영 일자2015-04-28 장소대전 백북스홀 (탄방역 박성일한의원 6층) 시간오후 7시 15분 file
    Read More
  7. 말랑말랑한 힘

    Date2007.05.13 Category문학예술 By박문호 Reply0 Views5249 회차118 저자함민복 출판사문학세계사 발표자함민복 일자2007-05-22 장소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file
    Read More
  8. [백북스시즌2 책밤48] 소년이 온다

    Date2022.11.24 Category문학예술 By조수윤 Reply0 Views273 회차461 저자한강 출판사창비 발표자책밤지기 : 편성준 작가 일자2022-12-13 장소이도저도 시간오후 7:15 file
    Read More
  9. 언어의 탄생

    Date2014.09.26 Category문학예술 By이정원 Reply0 Views4828 회차293 저자필립 리버만 출판사글로벌콘텐츠 발표자역자 김형엽 교수 일자2014-10-14 장소대전 유성도서관 3층 강당 시간저녁 7시 file
    Read More
  10. 베토벤: 불굴의 힘

    Date2016.05.13 Category문학예술 By유화현 Reply0 Views1476 회차331 저자필리프 A. 오텍시에 저/박은영 역 출판사시공사 발표자오혁준 (객석 음악평론가) 일자2016-05-31 장소클라라하우스 (대전 도룡동) 시간오후 7시 15분 file
    Read More
  11. [백북스시즌2 책밤41] 욕망의 모호한 대상

    Date2022.08.11 Category문학예술 By조수윤 Reply0 Views268 회차454 저자피에르 루이스 출판사불란서책방 발표자책밤지기 : 조진주 바이올리니스트 일자2022-08-23 장소이도저도 시간오후 7:15 file
    Read More
  12. 현대음악사

    Date2008.03.26 Category문학예술 By박문호 Reply0 Views5648 회차139 저자폴그리피스 출판사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발표자박순희 교수 일자2008-04-08 장소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file
    Read More
  13. 예술가의 여정

    Date2024.01.24 Category문학예술 By조수윤 Reply0 Views617 회차477 저자트래비스 엘버러 출판사도서출판 서내 예술도서브랜드 ‘Pensel’ 발표자박재연 일자2024-02-27 장소대전 백북스홀(탄방동 박성일한의원 6층) 시간오후 7:15 file
    Read More
  14. 이중섭 평전 (신화가 된 화가, 그 진실을 찾아서, 이중섭에 관한 거의 모든 것)

    Date2016.09.28 Category문학예술 By이근완 Reply0 Views422 회차339 저자최열(미술평론가) 출판사돌베개 발표자최열(미술평론가) 일자2016-10-11 장소대전 백북스홀 (탄방역 박성일한의원 6층) 시간오후 7시 15분 file
    Read More
  15. 휠체어는 나의 날개

    Date2018.05.11 Category문학예술 By이근완 Reply0 Views231 회차377 저자차인홍 (오하이오 라이트 주립대학교 음악원 교수) 출판사마음과생각 발표자차인홍(오하이오 라이트 주립대학교 음악원 교수) 일자2018-05-23 장소대전 백북스홀 (탄방역 박성일한의원 6층) 시간수요일 오후 7시 15분 file
    Read More
  16. 서양미술사 1 : 미학의 눈으로 읽는 고전 예술의 세계

    Date2008.07.09 Category문학예술 By박문호 Reply0 Views6423 회차146 저자진중권 출판사휴머니스트 발표자진중권 일자2008-07-24 장소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file
    Read More
  17. 테마 현대미술 노트

    Date2012.02.03 Category문학예술 By송윤호 Reply5 Views6106 회차231 저자진 로버트슨, 크레이그 맥다니엘 공저 출판사두성북스 발표자미술비평가 김준기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학예실장) 일자2012-02-14 장소유성도서관 시청각실 시간저녁 7시 file
    Read More
  18. [백북스시즌2 책밤34] 스토너

    Date2022.05.10 Category문학예술 By조수윤 Reply0 Views329 회차447 저자존 윌리엄스 출판사RHK 발표자책밤지기 : 곽아람 기자 일자2022-05-10 장소이도저도 시간오후 7:15 file
    Read More
  19. No Image

    지각대장 존

    Date2006.04.28 Category문학예술 By관리자 Reply0 Views4099 회차93 저자존 버닝햄 출판사비룡소 발표자강영희 일자2006-05-09 장소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file
    Read More
  20. [백북스시즌2 책밤31] 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

    Date2022.03.14 Category문학예술 By조수윤 Reply0 Views315 회차444 저자조진주 출판사아웃사이트 발표자책밤지기 : 엄윤미(도서문화재단 씨앗 / 번뇌하는 언니들) 일자2022-03-22 장소이도저도 시간오후 7:15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