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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 자체에 대한 토론은 별로 할 것이 없다. 의문점이 있을 법한 곳에는 의례 상세한 설명이 붙어 있어 궁금증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편집이 된 때문이다.



그래서 토론을 맡으신 최이돈 교수님의 답사에 대한 설명과 전남의 지역적 특성에 대한 해박한 역사지식이 아니었다면 이번 토론은 싱겁게 끝날 뻔했다.



여기 최이돈 교수님의 강의를 이해한 만큼만 요약하여 옮긴다.



1. 답사의 의미



답사는 나와 우리가 만나는 역사와의 만남이다. 일기를 쓰는 것이 자기 정화작용을 위한 것이고 자기 내면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것이라면 답사는 나를 정확하게 인식하기 위한 나를 향한 순례라고 할 수 있다. 추석에 고향을 찾아 일가친척을 만나는 것도 사실 가보면 항상 그게 그거인 것 같고 꾀재재한 노인들 모습과 볼품 없는 시골집과 작고 좁아보이기만 하는 이곳 저곳들 이상 뭐 대단한 게 없지만 해마다 찾아 가는 이유는 나의 뿌리를 나의 근원을 발견하기 위한 하나의 성지순례와 같다고 하는 측면에서 일종의 답사라 할 수 있다.

남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반추할 기회를 갖는다고 하는 것이 바로 답사를 가는 이유이다. 나의 과거 모습을 발견하고 이해함으로써 나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답사는 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2. 답사의 요령



첫번째 답사의 요령은 자꾸 보라는 것이다. 도자기의 모조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진품 여부를 가리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 지고 있다고 한다. 한 두번 보아서는 전문가도 도자기의 진품여부를 가리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전문가는 도자기를 자기 방에 갖다 놓고 몇일을 두고 보고 또 본다고 한다. 그러면 도자기가 스스로 자기가 진품이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우리는 박물관이나 유물전시관에 가서 조상의 유품들을 보면 그게 그런 것 같고 어떤 것은 쓰레기 같은 물건을 왜 그렇게 소중하게 보관해 놓았나 생각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의 말마따나 사람은 아는만큼 즐길 수 있다고 했던가. 무식하면 조상의 손때가 어려 있고 고귀한 문화적 가치가 있는 진품도 한낱 쓰레기로 밖에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의 설명을 들어가며 보고 또 보면 점차 숨어있는 가치를 발견하고 진가를 즐기는 희열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두번째 답사 요령은 주위를 함께 보라는 것이다. 어떤 유적이나 장소를 감상할 때 주변 지형을 살피고 산세와 주위의 풍광을 함께 어우러서 보려고 노력하면 그 진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수덕사 대웅전을 볼 떄는 그 자체만 보면 여늬 절간의 대웅전과 크게 다른 것을 발견하기 어렵지만 주변의 풍경과 지세, 그리고 주변에 광활하게 펼쳐진 논밭 등을 살펴보면 그 절터를 잡을 때의 경제적 여건이나 정치적 위세 등이 짐작이 가며 그 절에 기거하던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답사가 더욱 의미가 있고 재미있어진다는 것이 최교수님의 주장이다.

세번째는 입체적으로 보라는 것이다. 유적이나 유품에 대한 공간적 축뿐만 아니라 시간적 축, 즉 역사와 선인들의 발자취, 행위 등을 함께 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연대별 답사를 한다거나 종류별 답사를 하는 것이 때로는 답사의 흥미를 돋우고 느끼도 배우는 것도 많다는 것이다. 이렇게 입체적으로 볼 때 답사로부터 얻는 것도 많고 비로소 체계적인 이해에 도달하게 된다고 한다.



3. 강진.해남을 답사할 때 유의할 점



강진.해남은 전남의 일부이므로 전남도 전체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우선 지리적으로 중심부와 주변부를 구별하여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강진.해남은 풍광과 기후면에서 우선 붉은 흙빛에서 느껴지듯 남도의 열기가 가득한 곳이면 생산의 중심지로서 경제적으로 부유한 지역이며, 음식, 예술, 판소리, 풍유 등 모든 면이 섬세한 문화를 간직한 지역이라는 것을 먼저 알고 이 지역을 살펴보아야 한다. 정치적으로는 백제 이래로 주변부였으며, 동학, 광주학생운동, 여수순천사건,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지는 저항의 역사가 지속된 곳으로서 문화적으로 우수하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움에 비해 정치적 헤게모니와의 괴리로 인한 수탈과 박탈감이 늘 잠재해 있는 지역이다.



입체적 관점에서 이 지역을 답사할 때는 유교적 측면에서 필암서원(장성)-소쇄원(담양)-녹우당(해남)-다산초당(강진)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권력의 쇠퇴과정을 엿볼 수 있는 코스를 생각해 볼 수 있고, 불교 측면에서는 화암사(구례)-보림사(장흥)-송광사(순천)-백련사(강진)으로 이어지는 교종, 선종의 세력이 부침.결합하는 불교 종파의 변천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코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강진.해남 지역을 답사할 때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이 지역의 역사이다. 고려말 대몽항쟁의 최후 격전지로서, 또 오랜 기간 강화도 경제의 젖줄 역할을 담당했던 경제력, 조선후기에 녹우당, 보길도와 같이 선비들의 세거지로서 또 다산이 새시대에 필요한 경세철학의 기초를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과 장소를 제공한 유배지로서의 가치는 이 지역 답사를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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