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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4 18:18

성철스님

조회 수 3507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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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불교의 가장 빼어난 고승으로 알려진 성철스님의 법어집 내용 가운데 상당 부분이 불교나 현대 과학의 연구 성과와는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같은 지적은 특히 ‘영혼’, ‘윤회’, ‘보살신앙’, ‘깨달음’ 등 불교의 핵심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서 향후 불교계에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강병조(경북의대 정신의학교실) 교수는 오는 20일부터 사흘 동안 오대산 월정사에서 개최되는 ‘2007 교수불자대회’의 발제논문 ‘성철스님의 고의 아닌 거짓말’을 통해 성철스님의 법어 중 일부가 불교가 아닌 힌두교이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비과학적인 내용이 있다고 10일 주장했다.

 

강 교수는 이날 미리 배포된 논문을 통해 “불교에서는 흔히 방편으로 근기(根機)가 낮은 어리석은 이에게 어리석은 말을 해서 깨우치게 할 수는 있다”며 “그러나 20세기 후반의 한국 불교 신도 모두가 근기가 낮은 어리석은 이들이 아닐 터인데, 비과학적인 법문을 한 것을 보면 성철스님이 힌두교와 불교를 혼동하며 현대 과학교육을 받지 못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 영혼 = 강 교수는 우선 성철스님 법어집 1집 6권 ‘영원한 자유’(장정각) 중에서 ‘제8아뢰야식’, ‘무몰식(無沒識·죽지 않는 식)’ 또는 ‘장식(藏識·과거, 현재에 관한 모든 것을 다 기억하고 있는 식)’이란 이름으로 ‘영혼’이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이는 불교와는 거리가 먼, 힌두교 사상”이라고 비판했다.

석가모니는 무아(無我)와 연기(緣起)를 이야기했을 뿐, 영혼은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성철스님이 근사(近死)체험을 근거로 영혼의 존재를 설명한 것에 대해서도, 근사체험은 마취제의 일종인 ‘케타민’을 근육 주사하는 것으로도 얻을 수 있는 뇌의 환각효과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또 영혼사진이나 영혼의 물질화, 티베트 ‘사자(死者)의 서(書)’를 근거로 영혼의 존재를 주장하는 것도 과학적으로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영혼의 문제는 수천년 전부터 철학의 주제가 되어 왔으나 그 결론은 뇌의 기능을 간접적이나마 볼 수 있게 된 최근 10~20년 사이에 났다”며 “영혼은 하나의 실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뇌의 기능으로서 사용되는 기능적 단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윤회 = 강 교수는 성철스님이 전생 기억이나 차시환생(借屍還生·남의 시체에 의지, 몸을 바꾸어 다시 살아나는 것), 연령 역행, 전생 투시 등을 근거로 윤회를 설명하는 것을 두고, “비과학에 근거한 힌두교 사상”이라고 비판했다. 흔히 이야기하는 전생기억이나 차시환생은 한때 흘러다녔던 전설로, 과학적인 근거가 없으며, 최면술을 통한 연령역행이나 전생요법도 사기라고 하여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금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성철스님의 윤회관 중 가장 큰 문제는 이런 비과학적인 근거 못지 않게 비불교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 불교 일각에서 윤회사상을 믿고 있는 것은 석가모니 사후 400~500년 쯤 대승불교에서 힌두교의 윤회사상을 잘못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부처님이 설한 윤회는 실체의 윤회가 아닌, 심리적 윤회, 에너지 흐름으로서의 윤회”라며, “죄를 지어서 마음이 괴로우면 이것이 심리적 윤회이고, 나의 시체를 개가 뜯어 먹으면서 나를 이루고 있던 에너지가 개의 에너지로 바뀌면 이것이 에너지 흐름으로서의 윤회”라고 설명했다.

◆ 보살신앙 = 성철스님이 신앙의 대상으로서 보살(菩薩)을 설법한 것과 관련해서도, 강 교수는 여러 신에게 의지하는 힌두교와 닮은 것으로, 석가모니의 가르침과는 관계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원성취를 위해 관세음보살을 외우고, 죽어서 극락 가기 위해 나무아미타불을 외우며, 병의 치유를 위해 약사여래불을 염송하는 것 따위가 힌두교에서 유래한 것으로 불교의 본질과는 관계없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석가모니가 돌아가시면서 ‘나에게 의지하지 말고, 진리와 자기 자신에게 의지하라’고 말하자 근기가 약하고 의지심이 많은 일반 신도들이 당황하고 방황했을 것”이라며 “어느 선각자가 이런 신도들의 마음 상태를 달래주는 하나의 방편으로 보살이라는 의지처를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 깨달음 = 강 교수는 성철스님이 법어에서 “사람마다 갖고 있는 무한한 능력을 개발해 활용하면 누구나 현실에서 대해탈과 대자유의 무애자재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에 대해서도 “이는 우울증에 빠진 환자에게 모두 다 완쾌할 수 있다는 (헛된) 희망을 주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일부 선사가 참선하는 동안에 생기는 시공간 개념을 초월한 몸의 상태나 작은 물소리도 크게 들리는 지각의 변화, 화두의 의문이 풀리는 어떤 현상을 깨달음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이는 현대의학으로 볼 경우, 오랜 참선으로 생길 수 있는 뇌의 상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석가모니가 설파한 깨달음의 상태란 욕심에 의해 생기는 고통을 없애는 것으로,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원리, 공(空), 무아, 연기 등 자연이 기능하는 법칙을 깨닫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강 교수는 “깨달음이란 죽지 않는 것이 아니라, 죽음이 필연인 자연 법칙을 제대로 알아 죽음을 편안히 받아들이며 무지에 의한 고통에서 해방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생자필멸(生者必滅)의 진리를 미리 알고 바르게 살아 편안히 자기 죽음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죽음의 불안과 공포를 벗어난 해탈이요 열반”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락기자jr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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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2007.08.14 18:18
    잘 모르지만 제 생각을 말해 보겠습니다. 2002년도에 EBS에서 방송한 도올의 불교 강의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깨달아야 사랑할 수 있다' 말이 생각나는데 여기서 말하는 '깨달음'은 박현숙님께서 생각하시는 '깨달음'과는 차이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연기를 깨닫는다'던가 위의 기사에서 말하는 것처럼 '죽음이 필연인 자연 법칙임을 아는' 것처럼 에서 죽음에 대해서 알게 되어 죽음에 대해서 그 의미를 이해하고 상호간에 관계로 맺어 있다는 의미를 알아가는 과정이 깨달음이고 그런 것들이 쌓였을 때 또 그것을 하나의 '(큰) 깨달음' 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02년도 EBS 불교 강의를 들어보면 종교적인 불교, 신화적인 불교, 문학적인 불교가 아니라 역사적인 입장에서 불교에 접근하고 설명하는 것을 들을 수 있어 한번 쯤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됩니다. 제가 그 파일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디에다 저장해 두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고 찾더라도 저작권 문제 등으로 공개할 수 없는 점이 아쉽습니다.

    정리하자면 (제가 생각하기에) 깨달음이란 '나와 너 그리고 우리와 동식물 크게는 지구의 모든 생태계및 환경'이 상호 관계속에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바나나 껍질을 버리면 그것을 밟고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고 내가 주먹질을 하면 다른 사람의 주먹에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 가는 것이고 내가 사랑하면 나 또한 사랑받는 다는 것을 아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간의 초월적인 현상은 몰랐기 때문에 초월적인 것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뇌의 작용에 대해서 밝혀지고 있으니 철학, 종교등에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지 않을까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은 왜 우리곁을 떠나지 않는가>라는 책이 생각납니다. 위의 기사와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이 책을 추천합니다. 100북스클럽 선정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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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혁 2007.08.14 18:18
    할말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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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윤호 2007.08.14 18:18
    소립님의 리플을 읽으며 뿌듯해 집니다. 그 동안 갈고 닦은 내공이 빛을 발하는 느낌입니다. 말씀하실 때는 여전히 소박한 면도 없진 않지만, 최근에 올리시는 글이나 리플은 상당 수준으로 올라오신 듯 합니다. 저도 어서 따라가야 할 텐데요 ~ 깨달음에 대해 설명하시는 리플은 공감이 참 많이 됩니다. 지금까지 사실 불교에는 가히 관심을 두지 않아, 개인적으로 성철스님의 원래 사상이 어떠한지 저 글 말고는 제대로 평가할 수는 없겠고, 박문호 박사님께서 이 글을 올리신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터, 다음 번에 뵙게 되면 자세한 질문을 드려야 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글에 나타난 것만으로는 강병조 교수님의 의견에 상당 부분 공감과 관심이 갑니다. 정말 새로운 충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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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혁 2007.08.14 18:18
    낮아짐과 겸손 그리고 무소유와 버림을 가르치길 즐기면서도...스스로는 버리지 못하는 , 다른 것들로 부터의 접근에 대한 권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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